Date
2009/02/26 23:10
Author
민상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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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편지란 게 있던 시절- 그러니까, 적당히 소심한 남자들이 순수와 낭만을 방패 삼아, 일천한 용기를 가릴 방패란 게 존재 하던 시절, 은. 참 좋았다고 생각한다. 밤새 고민하며 흰 종이가 먹지가 될 만큼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너를 사랑해' 와 '너를 좋아해' 를 두고 두 시간씩 고민 하던. 이들은 이제 다들 아저씨가 되어 그 때를 추억으로 기리겠지.

쿨한 척 하다가 데인 이후로 더더욱, 나는 쿨한 남자가 아니란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더더욱이 가벼운- 고백도, 거절도 가벼운 연애 활동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게 되었지. 늘어나는 외로움 만큼이나 고민만 늘고, 고민이 늘 수록 나 자신이 찌질해지는 것 같다. 연애 편지나 한 장, 심장 벌렁거리게 떨며 썼으면 좋겠고만. 사는 게 내 생각 만큼 쉽지만은 않다.

너를 집에 데려다 주는 길, 차 안에서 '해야지, 해야지' 를 수십번 되뇌이다 말았다. 그리고 돌아 오는 길에 전화로라도 해야지 하며 예행 연습까지 했는데. 통화 버튼 누르기가 그토록이나 힘이 들었던 건지 집까지 들어와 버렸다. 집에서는 차에서 홀로 떠들던 내용 스크립트까지 만들어 연습하고는. 괜한 걱정에 문자 하나 보내고. 답장 오면 바로 전화해야지- 했는데.

다행인걸까. 답장이 오지 않은 것이.
그래서 내 용기를 시험하게 된 것이.

만약 내가 조금의 고민을 줄이고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면 어떻게 됐을까. 인류 역사가 함께 고민해 온 인생 살이의 불확실함. 어떤 측면에서든 후회는 했을 테니, 그냥 지르는 게 나았을지도.

나는 날마다 조금씩 나아진다고 생각했는데,
모르겠다.
더 작아지는 내가,
어디까지 더 작아질지.
민상k
2009/02/26 23:10 2009/02/2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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