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급 모임을 다녀와서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녀석들은 각자 다른 삶을 각자 조금씩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만.
언제나 나를 위해 생각해 주기를 고민하지 않는다.
그 본능적인 믿음, 그 짙은 따스함 덕분에 나는 다른 누군가에게 들었다면 화를 내었을 법한 이야기를,
보다 더 가슴 깊이 받아들일 수가 있었다.
늘 언제나 내게 너희들이 있다는 사실은, 나를 정도 이상으로 지치게 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길을 벗어나지 않도록 나를 달래준다.
고맙다, 고마워.
그런 말조차도 더부룩한 우리네 사이가-
충박이 말한 스펙트럼 문제.
가장 절대적으로 공감을 했던 부분.
너무 쉽게 마음이 가는 것은 좋지 않다.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지고- 요즘 연애 세태를 표현하는 이런 상투적 문구처럼.
쉽게 가는 마음은 쉽게 돌아선다.
애타했던 기간 따위, 내 감정의 진실성 따위 그런 게 무진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내가 좀 바보 같다.
진실하지 않았던 것 아니고, 갑작스런 감정 역시 아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진실하고 모두에게 갑작스럽지 않은 것은 그 의미를 어필하지 못한다.
(웃기지만 이것도 역시 '선택과 집중' 문제인가)
과도한 배려는 밖에서 볼 땐 '눈치보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무엇에도 과도한 것은 좋지 않다.
내 스스로에 솔직하려 애쓴다면, 그러한 감정과 그러한 행동 자체에도 솔직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동안은, 뭐랄까.
타성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고민을 하느라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솔직하지 못했다.
진짜 솔직함은 그런 것이 아니다.
용기가 필요한 솔직함 따위, 개나 줘버려.
모든 것은 자극일 뿐이다.
인간은 모든 자극에 반응하며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 되어 있다.
항상성을 유지하자.
자극을 무시하지도 말고 격렬히 반응하지도 말자.
모든 것의 시작은 결국 그 자극들의 수용체인 나 자신일 뿐이므로.
이렇게 확 깨고나니 짜내 힘들어하고 짜내 슬퍼했던 내 모습 자체가 일면 역겹다.
자극은 A 인데 그걸 AAAB 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 거지.
모든 것의 시작은 결국 나다.
좀 더 솔직한 내가 되기 위해,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그런 노력도 없이 '사랑하고 싶다' 라고 말하는 것은 이제 더이상 하지 않겠다.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 Emile Coue
Date
2008/08/05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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